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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여러모로 책을 집어 들고 읽는다는 것이 힘든 한 주 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읽기는 전투다'라는 명제를 생각하며 무거운 손과 마음을 열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렇게 읽게 된 책이 바로, 옥한흠 목사님에 대한 글과 기록이 담겨진 <광인>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펴는 순간, 생생한 사역 이야기에 매료되어 책의 중반까지 단숨에 읽게 되었습니다. (아직 다 읽진 못했네요;)
광인이라 함은,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의 삶을 두고 말하는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목사님 스스로가 미치지 않으면 목회를 하지 못한다하여 정한 이름이라 합니다. 58쪽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 제자훈련(CAL) 세미나 강의를 준비할 때 첫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며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자꾸 '광인'이라는 제목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책에서 본 것도 아니고 어떤 세미나에서 들은 것도 아닌데, "미쳐야 한다. 미치지 않으면 제자훈련 못한다"라고 하는 음성이 자꾸 제 마음 속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상하게 표현해서 광인론으로 정한 것입니다. 이 말이 천박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제가 35년을 제자훈련 하면서 제 사역의 핵심 단어로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자훈련은 '방법'에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가 '미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62쪽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제자훈련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방법은 조금만 흉내 내면 됩니다. 거기에 생명을 걸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입니다. 저하고 여러분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똑같은 목회자가 아닙니까? 20명을 두고 목회를 하든, 100명을 두고 목회를 하든, 10,000명을 두고 목회하든 목회는 똑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목회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목회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자훈련이 목회 본질이라는 생각을 갖고 목회를 하는 사람이고, 여러분은 교회부흥을 위해서는 제자훈련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목회하는 사람입니다. 그 차이에요. 저는 미친 사람이고, 여러분은 안 미친 사람이에요. 미치기 위해서는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옥한흠 목사님께서 살아계셨을 때, 제가 신대원 갓 입학했을 때에 사경회에 오셔서 했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목회의 본질로 승부하라! 목회의 본질은 다름 아닌 제자를 삼는 것이다." 옥 목사님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의 도전 속에서 목사 후보생들이 깨어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목회의 본질"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책에서 메아리치는 것처럼, 목회의 본질에 '미치는 것'이야말로 목회자의 사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네요. 이런 외침에 비해 저의 모습은 한 없이 부족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되네요.
흥미로운 것은 목사님께서 탈진하셔서 1년 동안 안식년을 가지실 때,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사진 찍기'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 이후로 자연을 담은 사진들로 사진집도 만들고 전시도 했다고 하네요. 사진을 통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과 사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바쁜 목회 일상에서 사진을 통해 여유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진, 저에게도 제 삶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아주는 소중한 도구인데, 앞으로도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광인' 옥한흠 목사님처럼, 저도 목회의 본질을 좇으며, '비전'에 미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