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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책: 전문번역가 홍병룡 간사님과 함께 <제국과 천국>을 읽고(2011년 11월 10일 일책모임 스케치)Book review 2011. 11. 11. 02:131. 브라이언 왈시의 <제국과 천국>, 꼭 읽으실 건가요? 맘 편히 신앙생활 하려면 읽지 않는 것도......수능시험이 있던 10일 저녁 7시 혜화동 <호모북커스>에서는 전문번역가 홍병룡 간사님을 모시고 왈시 부부의 <제국과 천국>을 읽는 일책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다 읽어 놓고서 읽지 말라는 말은 왠말이냐구요? 그 말은 이 책을 읽고 난 저를 포함한 소수의 솔직한 답변입니다. 왜냐하면 월터 브루그만이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이 책을 읽고 나면 골로새서가 이전처럼 읽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관점으로 본 골로새서는 이전에 생각해 왔던 의미와는 너무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그 통찰력과 설득력은 강렬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주장은 한국적 상황에서 너무나 위험한 도전이라 이대로 실천한다면 돌아오게 될 반응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가 말한 대안 공동체의 실천적 윤리는 너무도 성경적이며 시의적절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책을 꼭 읽어야만 할까요? 굳이 읽어야만 한다면, 저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상황을 읽는 안목을 형성하고, 성경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이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갖길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일책 모임 때 함께 책을 정리해서 읽고서, 토의했던 내용들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당시의 내용을 간단히 스케치 한 것이라서 논지가 일관성이 없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내용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익한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 1부(상황의 재발견: 골로새서와 로마제국):
"로마와 한국의 상황은 동일한가? 아니면 상이한가? 그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제1부
상황의 재발견:
골로새서와 로마제국
1. 오늘날의 상황: 세계화와 포스트모더니티
2. 골로새서와 세계화
3. 골로새서 당시의 상황: 제국 분별하기
4. 제국 안에서 열매 맺기
채혜진: 저자가 말하는 ‘샬롬’의 정의가 너무 감동적이다. 우리는 보통 평안을 개인적인 의미로만 축소하는데, 그는 세상 모든 것과의 화해로서의 총체적 평안을 말하고 있다.
한정호: 나도 그점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신약은 구약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 저자에게 중요한 해석학적 원리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대개 이러한 기준 없이 단지 본문의 자연스러운 맥락과 함께 사전적인 의미를 따라서만 주석했다고 본다면, 그는 이러한 구약적 의미를 통해서 일관성있게 신약의 의미들을 따져보고 있다.
한진영: 그런데 당시의 로마와 이스라엘의 관계처럼, 과연 현재의 제국과 기독교의 관계가 같다고 볼 수 있을까? 오늘날엔 기독교를 믿지 못하도록 탄압하지도 않고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 준다. 심지어 저자가 제국으로 여기는 ‘미국’은 대표적인 기독교 국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아야만 할까?
김성수: 나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제국과 동일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교회의 현주소를 발견하는 듯하다. 그리고 123쪽에서 말하는 기독교적 대안, 은혜, 담대함 등과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인 듯하다.
한진영: 저자의 견해로 보면, 우리가 간혹 교회에서 간증할 때,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적 사고가 많이 뭍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은혜로 대기업 취직, 물질의 축복을 받았다는 것들이다.
홍병룡: 먼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등과 함께 저자가 가진 프레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프레임은 제국주의 중심으로 보는 것인데, 그는 당시와 오늘의 상황이 같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급진적인 메시지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연 당시의 상황과 오늘의 상황을 일대일로 두고 대응이 가능한가? 당시의 제국은 기독교를 극심하게 박해했었던 상황이었기에 기독교는 전면적으로 대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떠한가? (그러므로) 한국적 상황에 대한 대안은 우리의 몫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성수: (일대일 대응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런데 오늘날은 당시의 물리적 핍박과는 다른 (물질적 풍요를 가장한) 다른 방식의 핍박이 있다고 본다.
한진영: 그런데, 한편 (물질적) 풍요로움을 애써 거부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도 제국주의적 사고에 물든 결과일까?)
홍병룡: 맞다. 그것은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감사로 받을 것이 있고 거부할 것이 있으며, 도전받을 내용은 분별해야 한다. 풍요로움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3. 2부(진리의 재발견: 상상력의 싸움): "성경적인 기업, 세상과 뚜렷한 차별성을 가진 기업은 어디에 있는가?"제2부
진리의 재발견:
상상력의 싸움
5. 제국을 뒤집는 시와 상상력
6. 진리 체제와 진리의 말씀
7. 진리란 무엇인가?
8. 충실한 즉흥 연기와 거짓 숭배
한정호: 여기서도 다시 한 번 왈시의 성경 해석의 원리인, 신약은 구약의 눈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진영: 저자는 현재의 진리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공동체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은 아닐까? 그리고 처음에는 이상적이었던 공동체도 나중에는 곧 변질하던데? 너무 이상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포스트모던 상황에서 전도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해도, 공동체를 통해서 가능할까?
한정호: 마이클 그린의 <초대교회의 복음전도>를 읽어보니, “생활과 복음전파”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초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가졌던 특징으로 보였다. 곧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면서도, 동시에 말로써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교과서적인 대답인 면은 있다.
한진영: 경영을 전공하다 보니 이쪽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이랜드라는 기업은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인데, 저자의 견해로 보면 그들도 결국 노동력을 착취했던 기업이 되는 것 아닌가? (기독교 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통 기업의 이윤 창출 후에 사회적 책임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홍병룡: 물론 완벽한 공동체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의 중요한 가치들(의, 정의, 평화, 사랑 등)을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곳은 있을 것이다. 사실 초대 교회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성경의 중요한 가치를 구현하면서 다른 공동체와 차별성을 가지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기업의 경우에도, 기업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성경적 기업은 서비스를 일차적인 가치로 여기는 기업이다. 섬김으로 상품을 필요한 이들에게 공급하고, 기업 내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삶을 지원해주고, 조직 관계에서도 섬김을 통한 변화로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섬기는 존재이다. 그러면서 이윤 창출은 따라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함이 있는 인간임을 자각하되, 할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인의 한 협동조합회사가 중요한 모델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4. 3부(실천의 재발견: 제국을 뒤집는 윤리): "제국을 뒤집는 윤리, 꼭 실천해야만 하는건가요?"제3부
실천의 재발견:
제국을 뒤집는 윤리
9. 탈퇴의 윤리
10. 공동체의 윤리
11. 해방의 윤리
12. 고난의 윤리
한진영: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가, 서울시장 선거와 월스트릿 점령 시위, FTA 시위 등이 맞물려 있었던 때였다. 그러면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주었다. 왜냐하면 이전에 나는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는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정호: 나도 같은 마음이다. 이 책을 여느 때와 달리 진지하게 접근했던 지라, 저자가 말하는 주장이 나에게 큰 설득력과 함께 심각한 도전을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자의 신학적 입장이 무엇인지와 함께 객관적인 거리두기를 통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 부담을 주는 책이며, 어쩌면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었다.
채혜진: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꼭 그대로만 살아야 하는걸까?
홍병룡: 저자의 입장은 화란 개혁주의의 신칼빈주의 전통에 서있다. 이러한 입장을 감안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의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때까지>도 같은 입장에서 쓴 글이다. 물론 저자의 세부적인 주장까지 다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신 저자가 가지고 있는 통찰력과 특유의 관점, 그리고 우리에게 도전을 제시하는 메시지들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토론의 장을 통해서 생각을 함께 나눔으로 더 뚜렷하고 새롭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미션 영화를 보면, 두 명의 신부가 나온다. 한 명은 전투적인 신앙을 가진 반면, 다른 한 명은 평화주의자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다 살아남는다. 이것은 (우리 신학적 태도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김성수: <제국과 천국>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책들(대통령 예수, 열매맺기, 미라이공업사 등)이 생각이 나고, 상상력이 줄줄이 타고 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책에서 제국을 많이 다룬 반면, 천국의 의미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리고 219페이지에 나오는 “삶과 몸으로 구현된 증언”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한 편으로 우리 사회 속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제국주의적 상황을 더욱 더 많이 인식하고 있으며, 대안적인 고민들을 더욱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이제 그런 모델들을 발견하면서 세워나가야 할 필요가 많을 것 같다.
5. 결론: “앎에서 삶으로” - 짧은 실천 과제를 함께 나누며...채혜진: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대안 공동체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런 꿈을 실현하면서 사는게 바램이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결혼과 함께 대안공동체를 시작하고픈 마음이 있다.
한정호: 아주 쉽게는, 공정무역거래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인식하고 소비행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채혜진: 맞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한 옷이다. 소비에 유념해야 겠다.
홍병룡: 집에 애들이 셋이 있는데, 앞으로 TV를 어떻게 들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부분적으로만 취사 선택해서 보여 주는 것이 옳다고 보인다.
김성수: 알라딘 등의 대형 기업에서 50% 정도 할인하는 책들을 구입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형편을 생각해 볼 때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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